치과대학 詩에 대한 강연과 백일장 대회 열려
지난 12월 1일 치과대학에서는 우리대학 문예창작학과 강연호 교수를 초청하여 “시의 이해와 창작의 첫걸음”이라는 주제의 교양강좌가 진행되었다. 약 25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깊은 관심을 보인 이 강좌는 3시간 연자강의를 수강한 후 약 50분간 학생들이 직접 시를 쓰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강의 내용은 “시의 기초 이해“, ”시적 형상화와 인식의 새로움“, ”시적 상상력과 삶의 변화“, ”치료로서의 시 읽기와 시쓰기“, ”시창작의 과정“ 등이었다.
원광대 치과대학은 역사, 철학, 예술, 문학 등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시키기 위한 교양강좌를 지난 4년간 진행해오고 있으며, 시 창작과정은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었다. 강좌를 주관한 이병도 치과대학장은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았으나, 호기심 때문에 처음으로 노크를 한 학생들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학생들이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따뜻하고 세밀하게 관찰하는 안목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하였다.
다음은 최우수작 소개와 강연호 교수님의 심사평이다.
<최우수작>
지도를 그리다
이종현
-정숙
살면서 처음으로 내 목소리를 줄이게 한
훈장님처럼 늙은 동네 도서관에 적힌 그 말
여기 오기 전 머리 속에
도서관이 하얬는데
오고나니 도서관에, 머리 속이 하얗구나
하얗게 잠긴 머리 속
파랗게 조여오는 내 입
그날 밤 나는 지도를 그렸다
그리고 지난 세월 동안
나는 그 지도를 보고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다 보니 목소리는 더욱 잠겼다
그래도 그림자는 조금 길어졌다
어릴 적 그린 지도
뜨끈뜨끈했다
그때는 일이 벌어져도 부끄럽지 않았다
어제는 지도가 기특해서 무료로 나눠주는
자선사업도 했다, 했었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다 또 지도를 그릴 것만 같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르지만 귀찮은 조카 녀석이 한 말
-꼰대
<심사평>
치과대학 학생들 역시 중고교시절에 시에 대해 배우기는 했겠지만, 막상 직접 시를 쓰는 경험은 아마 대부분 처음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백일장을 통해 열심히 시상을 가다듬어 글을 쓰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제출된 작품들 중 「지도를 그리다」(이종현)를 최우수작로 선정합니다. 어린 시절 이불에 그린 지도에서 출발하여 지금 삶의 지도에 대해 성찰하는 상상력이 눈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벚나무 밑둥을 보면서 그리움을 느꼈다」(예주원)를 우수작으로 선정합니다. 그리움의 실체에 대해 길게 펼쳐 보인 시상이 인상적이었는데, 다소 추상적인 점이 아쉬웠습니다. 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의 이해와 창작의 첫걸음> 강좌에서 백일장까지 하게 되어 다들 의미 있는 경험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강연호: 시인, 원광대 교수)